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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참으로 속이 탄다
네가 죽고나서 나와 헤어졌다.
나는 비로소 너의 죽음을 깨달았다.
너는 멀리 떠났다.
나는 무릇 지나고 나서 깨달았다.
너를 데려올 방법이 없고,
다른 사람을 보내 물리칠 방법도 없다.
이로써 느끼니 참 슬프고 애달프다.
앞전에 겪은 일과 비교해도 비교할게 없을 만큼 슬프다.
나는 저승도 갈 수 없다.
너를 생각하면 애통하고 슬프도다.
너는 진짜 이승을 떠나는 구나.
사랑하는 너는 어질고, 아는 바가 많고,
총명하고, 슬기롭고, 밝고, 이치를 훤히 알고,
옳고, 예절을 지키는 사람이다.
너는 문효세자를 잃었을때 쉬지도 못했고
눈물도 그치지 못했다.
나는 너의 뱃속에 있는 아가를 위해서
문효세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네가 잘못될까봐
걱정 돼서 돌려보냈다.
그런데 너의 목숨은 어찌 이리 가느다랗단 말이냐.
편히 쉬어라.
세자를 너의 옆에 있게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이것 밖에 없구나.
사랑한다.
* 정조는 편지 속 '세자를 너의 옆에 있게 할 것이다.' 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 후궁은 자식인 세자보다 신분이 낮아
무덤에 나란히 묻힐 수 없다는 전례를 깨고
아들 문효세자와 의빈성씨를 함께두어 영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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